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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화를 동반한 관절의 통증
약화를 동반한 관절의 통증

무릎
무릎관절은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면서 네 발로 지탱해야 할 몸의 무게를 두 발로 지탱하고도 쓰러지지 않고 서 있을 수 있도록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무릎관절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지속적으로 무리한 움직임을 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무릎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퇴행성 변화가 가장 잘 발생하는 부위이다. 일어서려고 하면 무릎이 아프거나, 서 있을 때 무릎이 부들부들 떨리거나, 무릎을 굽히거나 펼 때 소리가 난다거나, 바르게 선 자세에게 무릎 사이가 주먹 하나 이상 벌어진다거나, 계단을 내려갈 때 통증이 특히 심하다거나, 걷고 난 후 생긴 통증이 2~3일 이상 지속되는 등의 증상이 있으면 무릎의 퇴행성 변화를 의심해볼 수 있다.
무릎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퇴행성 변화가 잘 생기는 부위이기 때문에 퇴행성 슬관절염에 의한 통증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퇴행성 슬관절염은 무릎을 움직이기 시작할 때 통증이 왔다가 조금 걷다 보면 진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지속적인 움직임을 통해 혈류량이 증가되기 때문인데, 마치 기계가 작동하면서 스스로 기름을 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또 움직이는 동안 통증을 피하려는 몸의 무의식적인 반응에 의해 저절로 손상이 적은 연골을 사용하여 걷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외에 과격한 운동이나 외상에 의해서 무릎에 있는 반월상연골에 균열이 발생하는 반월상연골손상, 강한 충격이나 과도한 관절의 회전으로 발생하는 무릎인대손상, 젊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슬개골연골연화증, 무릎관절에 있는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는 점액낭염 등이 무릎관절에 통증을 일으키는 대표적 질환이다.
20세 전후의 젊은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슬개골연골연화증은 관절 연골의 손상에 의한 질환이다. 심한 경우 연골의 표면이 게살처럼 일어나서 통증이 무척 심하다. 교질에서 ‘생명의 물’이 빠져나가 거칠고 마른 섬유질만 남은 형세이기 때문이다. 그 원인으로는 외상이나 과다한 운동에 따른 관절손상, 관절연골의 장애, 그리고 선천적인 관절변형 등을 꼽을 수 있다.
증상은 주로 층계를 오를 때 통증이 심하고 무릎을 구부리면 통증이 심해지다가도 펴면 가라앉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므로 쪼그려 앉거나 등산, 계단 오르기 등 무릎에 무리를 주는 운동은 삼가야 한다. 그러나 나이가 젊을수록 운동을 통해 회복하는 것이 좋은데, 2부 2장 ‘운동으로 마디를 튼튼하게’를 참고하여 지속적으로 무릎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무릎관절에는 정구공처럼 말랑거리는 10여 개의 점액낭이 있는데, 이곳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점액낭염’이라고 한다. 감염에 의한 경우도 있으나 무릎을 꿇고 일하는 사람에게 많이 생긴다. 주로 무릎관절 전면의 점액낭에 물이 고여서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엉덩이와 발
엉덩이관절은 야구공이 포수의 글러브에 쏙 들어가듯 볼과 소켓 모양으로 맞물린 관절로서, 체중을 지탱하고 그 무게를 둘로 나누어 양다리에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체중이 주는 힘의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서 힘을 비스듬하게 받게 되는 부위가 생기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며, 일생 동안 많은 힘을 견뎌내야 하는 곳이어서 역시 세월이 흐르며 약해지면 퇴행성 변화가 잘 발생하는 부위이다.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또는 걷기 시작할 때, 통증이 느껴지다가도 어느 정도 걸으면 통증이 사라지거나, 찬 곳에 있거나 날씨가 추울 때 통증이 심해지면 엉덩이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의심해볼 수 있다. 중년 이후 엉치뼈에 약간의 통증이 느껴지면서 대퇴골 윗부분에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들면 이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발에 류마티스관절염이 발생하게 되면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향하는 등의 발가락 변형이 발생할 수 있으며,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면서 신발을 신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을 느끼게 되고 심하면 걷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더욱 증상이 심해지면 발목이 틀어지거나 평발이 되기도 한다.
또, 아침에 일어나 첫걸음을 뗄 때나 앉았다 일어나서 걸을 때 발뒤꿈치가 몹시 아프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족저근막이란 발바닥에 있는 끈처럼 얇고 긴 막으로서, 발의 아치 형태를 유지하고 발에 탄력을 주는 중요한 조직이다. 족저근막염은 마라톤과 같은 운동을 과도하게 하거나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 평발 혹은 과체중인 사람에게 주로 발생한다. 노인들의 경우라면 발꿈치 밑에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조직이 얇아져서 통증을 느끼는 수도 있다.
이상과 같은 하지관절의 통증들은 물리적인 손상, 잘못된 자세, 무리한 사용,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변화뿐만 아니라 몸의 다른 질환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하지만 물리적인 손상에 의한 것이 아닌 경우라면 대부분 관절의 약화가 주원인이라 할 수 있다.
관절이 약화되는 이유도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나이가 들면서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해주는 진액이 부족해지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어린아이는 탱탱한 피부와 검은 머리카락 그리고 유연하고 탄력이 넘치는 관절을 갖고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생명의 물’인 진액이 점차 줄어들고 관절뿐만 아니라 온몸이 건조해진다. 피부의 진액이 빠지면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신수(腎水)가 머리까지 올라오지 못하면 머리가 하얗게 변한다. 관절 역시 진액이 말라 뻣뻣해지며, 관절에 발생하는 질환의 양상 또한 젊은 사람들과는 차이가 난다. 가을이 되면 잎에 물기가 빠져 시드는 것과 동일한 자연 현상이다.
이러한 관절의 약화에는 관절을 튼튼하게 하는 운동과 진액(교질의 음식과 교제)을 보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어깨와 팔, 그리고 손
어깨는 굽혔다 폈다 하는 단순한 운동을 하는 여타의 관절과는 달리, 다양한 움직임을 구사하는 운동 범위가 넓은 관절이다. 이렇듯 많은 운동성이 부여된 만큼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어깨관절에 흔히 발생하는 통증질환으로는 가장 대표적이라 할 오십견을 비롯하여, 어깨를 지나는 신경과 혈관이 압박받아 발생하는 흉곽출구증후군, 어깨 주변의 근육이 손상되어 발생하는 회전근개손상, 그리고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해서 생기는 VDT 증후군 등이 있다.
중년 이후에 특별한 원인 없이 어깨가 굳으면서 아픈 것을 흔히 ‘오십견’이라 부른다. 달리 ‘유착성관절낭염’이라고도 부른다. 이는 어깨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나타나고, 탄력을 잃어 섬유화된 관절낭이 뼈에 달라붙어 관절의 운동 범위를 제한하게 되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오십견은 얼음이 언 것처럼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동결견(frozen shoulder)’이라고도 한다.
오십견의 발병 원인은 분명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주로 나이가 들면서 약화된 퇴행성 변화로 보고 있다. 팔을 올리거나 뒤로 돌릴 때 통증이 심해지므로 어깨를 잘 사용하지 않게 되는데, 그러한 경우 관절의 운동 범위를 더욱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물론 통증이 심할 때는 운동을 삼가야 하며, 무리한 움직임 역시 증상을 심하게 할 수 있으므로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이러한 오십견과 혼동하기 쉬운 질환으로 ‘흉곽출구증후군’이란 것이 있다. 말 그대로 흉곽의 출구에서 혈관과 신경이 압박받아 팔, 손, 어깨 등에 통증이 생기고 저린 느낌이 드는 것이다. 어깨를 모으는 꾸부정한 자세나 장시간 팔을 올리고 작업하는 등의 생활 습관이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바른 자세를 갖도록 유의해야 한다.
회전근개란 어깨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해주는 어깨 주변의 네 근육을 의미하며, 이들 근육의 약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나 지나친 운동 등으로 인한 과다 사용, 사고로 인한 급성 파열 등의 이유로 손상된 것을 ‘회전근개손상’이라 한다. 어깨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아프고 관절의 운동 범위가 좁아지며 근력이 약해지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VDT(Visual Display Terminals) 증후군’은 모니터 앞에서 오래 일하여 발생하게 되는 증상을 총칭한다. 초기 증세로는 어깨가 항상 무거운 느낌이 지속되다가 통증이 나타나고, 만져보면 대개 단단한 느낌이 들면서 압통이 나타난다. VDT 증후군은 통증 악화와 회복을 반복하는 질환으로 평상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그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휴식으로, 1시간 작업 후 10분 휴식을 지키는 것이 좋다.
어깨관절 이외에 잘 발생하는 상지관절의 통증으로는 테니스 엘보, 골프 엘보와 손목에 힘이 빠지는 수근관증후군 등이 있다.
‘테니스 엘보’라고 알려진 외상과염은 팔꿈치관절에 생기는 가장 흔한 질환으로 바깥쪽 팔꿈치의 끝에 붙어 있는 힘줄에 무리하게 힘이 가해져 생긴 염증을 말한다. 테니스를 칠 때 받은 충격이 팔꿈치에 전해져 염증을 잘 일으키므로 ‘테니스 엘보’라고 불린다. 이 질환은 테니스뿐만 아니라, 가정주부가 행주나 걸레를 짜는 동작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생길 수도 있다. 즉, 걸레를 짜다가 다쳐도 테니스 엘보라고 한다.
‘골프 엘보’라고 알려진 내상과염은 테니스 엘보와 마찬가지로 근육의 끝 안쪽 팔꿈치에 붙어 있는 힘줄에 염증이 생겨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골프 스윙 연습을 많이 하다 보면 오른손잡이일 경우 왼쪽 팔꿈치에 발생할 수 있고, 뒤땅을 친다거나 미스샷을 하게 되면 오른쪽 팔꿈치에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손목에 힘이 빠지면서 무감각하게 되고 손을 꽉 쥐려고 할 때 타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다가도 주무르면 그 증상이 사라지곤 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수근관증후군’으로, 손목에서 손바닥으로 뻗어 있는 정중신경이 근육, 힘줄 등의 주변 조직에 눌리면서 발생하게 된다. 이 질환은 손목을 과다 사용하는 것이 주원인이며, 과거에 있었던 손목골절, 임신, 갑상선질환, 당뇨 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기도 한다.
손의 관절 중 특히 손가락은 인체에서 가장 많은 운동을 하는 부위로서, 일생 동안 2천만 번 이상을 구부리고 편다고 한다. 그러나 손가락은 아무리 피로가 쌓여도 즉각적인 통증을 나타내지 않는다. 이로 인하여 손가락의 관절은 나이가 들었을 때 피로의 누적으로 인한 증상이 많이 발현되는 부위이다.
이로써, 상지관절의 통증도 하지관절과 마찬가지로 물리적 손상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 관절의 약화가 주원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약해진 것은 강화시키면 된다. 그동안 노예처럼 부렸던 관절에게 미안한 마음을 느낀다면 개과천선하듯 새로운 마음으로 관절을 대해야 한다. 관절에 낀 먼지와 때를 제거하듯 규칙적인 운동을 해주고, 손상되고 부족해진 진액을 다시 채우기 위해 ‘생명의 물’이 가득한 음식과 약을 섭취하도록 하자. 교질의 음식을 섭취하고 교제를 보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관절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처음으로 감지하는 것은 통증 때문이다. 일시적인 통증도 있을 수 있고, 장기간 지속되거나 잊을 만하면 다시 반복되는 통증도 있다. 이러한 통증은 퇴행성관절염 외에도 다양한 관절질환에 의해 발생한다.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운동이나 교질이 풍부한 음식의 섭취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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